힘을 주는글
나뭇잎
피터킴^
2007. 1. 27. 09:34

주말에 잠깐 시간을 내어 뒷산에 올랐습니다.
파란 하늘을 이불처럼 덮고 있는 알록 달록
곱디고운 단풍잎들이 참 아름다웠습니다.
그 아름다운 색에 감탄하며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
바짝 다가섰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.
그렇게 아름답게 보이던 나뭇잎들이 어느 하나 성한 것 없이
벌레 먹고 바람에 찢겨서 상처난 모습으로
세월의 흔적을 품고 있었습니다.
그렇게 묵묵히 서있는 나무들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.
멀리서 볼 때는 더 없이 아름다웠는데...
사람도 그런 것 같습니다.
멀리서 바라볼 때는 마냥 아름답고 행복해 보이지만
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상처 없는 인생은 없는 것 같습니다.
사람이나 자연이나 아프고 상처난 모습이 아름다움이라는 것을
참 모르고 살았습니다.
그래서 더 많이 감추고 아닌 척 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.
벌레에게 몸을 내어 줄줄 알고
바람을 받아들일 줄 알고
서로의 부딪힘으로 생긴 생체기를 간직할 줄 아는
나무잎의 성숙함에 비해
작은 불편도 인내 할 줄 모르고
함께 살아가면서 나를 내어줌에 인색하고 딱딱하게 굴었던
저의 옹졸함이 부끄러웠습니다.
부족하기 때문에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
온 존재로 가르쳐준 나무들이 고맙습니다.
자연은 초록에서 노랗게 붉게 변해가는 모습으로
우리네 사람들이 걸어가야 할 모습들을 보여줍니다.